Movie.

프리즈너스 영화리뷰

gandus 2013. 10. 9. 08:24

영화에 나온 모든 캐릭터가 자의이건 타의이건 간에 감옥에 갇혀있는 죄수들이라 할만합니다. 단순히 보면 단순히 보이고 

복잡하게 볼수록 미로처럼 베베 꼬여 있습니다. 세상도 사람도 가까이서 보는 것과 저 멀리 떨어져서 보는것이 다른것 처럼 말이죠. 


영화는 끈질깁니다. 어느 것 하나 놓치질 않아요. 그래서 너무 가까이 본 나머지, 많은 걸 못 보고 지나칩니다. 숲을 봐야 되는데, 

이 사람들은 나무는 커녕 바닥의 이끼만 보고 다닌 셈이죠. 로키 형사가 단서를 많이 놓친것 처럼, 애나 아빠가 감정에 많이 휘둘린것 처럼, 

신의 이름으로 세상을 오해한것 처럼. 영화 속의 캐릭터들은 미로 속에 갇혀 큰 그림을 보지 못하고 좁은 길을 따라 헤매입니다. 

게다가 비도 멈추질 않아요. 


영화는 관객들의 카타르시스를 향해 나아가지 않습니다. 납치된 아이의 구출을 향해 직선을 그리며 달려가지도 않습니다. 

이 영화가 관심있어 하는 것은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의 감옥속에 들어가서 그 어둠의 심연을 작은 후래쉬 

하나로 이곳 저곳 비춰주는것 뿐입니다. 그야말로 답답합니다. 영화 속에서도 그런 답답한 장면들은 자주 등장하고 있죠. 

미로 - 감옥 - 탈출? 그런건 관심없어요. 감옥이나 미로나 모두 자기들이 스스로 그리고, 만든것일 뿐인데. 


비오고 흐린 오늘같은 날씨와 잘 어울려서 이 정도로 본거지, 아마 날씨 좋은 날 봤으면 어둡고 침울한 

기분에 비틀거리며 극장을 나왔을 겁니다. 



보는 내내 데니스 루헤인의 소설 '가라 아이야 가라'가 생각이 많이 나더군요. 소재도 소재이지만 중간에 지하실 내려가는 장면의 섬짓함은 소설의 그 장면과 많이 흡사했습니다. 전체적인 구성도 그랬구요. 물론 비와 범죄의 미국 드라마 '더 킬링'도 많이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불편한 감정으로 치면 '프리즈너스'가 르헤인의 소설이나 '더 킬링'보다 더 강한것 같아요. 그 이유는 아마, 영화의 목적 자체가 누군가를 가둬놓고 그 고통을 직접 느끼게 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납치범의 납치 목적도 그러하죠. 말도 안되는 긴 러닝타임 역시 그래서 더욱 필요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따지면 우리 관객들 역시 어두컴컴한 극장이라는 감옥에 징역 2시간 33분형을 받은 셈이죠. 물론 그들이 겪은 고통에 비하면야.



출처 - http://dvdprime.donga.com/bbs/view.asp?major=MD&minor=D1&master_id=22&bbsfword_id=&master_sel=&fword_sel=&SortMethod=&SearchCondition=&SearchConditionTxt=&bbslist_id=2375832&page=1